설하정 복용법, 삼키면 안 되는 이유와 올바른 복용 방법 5단계

약국에서 설하정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온 환자분들이 가장 먼저 겪는 당혹스러운 순간이 있습니다.

포장을 뜯고 약을 입에 넣으려는데, 이걸 삼켜야 하는지 혀 밑에 넣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것입니다.

“약은 그냥 물과 함께 삼키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설하정은 일반 약과 복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설하정 복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응급 상황에서 약 효과를 전혀 볼 수 없게 됩니다.
특히 협심증 환자에게 처방되는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설하정은 1분 1초가 중요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약이므로, 올바른 복용 방법을 정확히 알아두어야 합니다.

오늘은 설하정을 삼키면 안 되는 과학적 이유와 함께, 효과를 제대로 보는 단계별 복용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설하정과 일반약의 차이

설하정과 일반 경구약은 체내 흡수 경로가 완전히 다릅니다.

일반 약은 입으로 삼킨 후 위와 소장을 거치면서 흡수됩니다. 소화기관에서 흡수된 약물은 간을 거쳐 혈액으로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간에서 약물의 일부가 분해되어 실제로 작용하는 약물량이 줄어듭니다. 이를 의학 용어로 ‘1차 통과 효과’라고 부르며,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반면 설하정혀 밑의 풍부한 모세혈관을 통해 직접 혈액으로 흡수됩니다.
소화기관과 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신 순환계로 들어가므로, 약물 손실이 거의 없으며 효과가 1~3분 이내에 빠르게 나타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설하정의 흡수 속도는 일반 경구약보다 10배 이상 빠릅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응급 상황에서 사용하는 협심증약, 천식약, 일부 혈압약이 설하정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설하정을 삼키면 안 되는 3가지 이유

첫 번째 이유는 약효 발현 시간이 치명적으로 늦어진다는 점입니다.
협심증 흉통이 발생했을 때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삼켜버리면,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30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혀 밑에 제대로 넣으면 1~3분 이내에 통증이 완화됩니다. 응급 상황에서 이 시간 차이는 매우 큽니다.

두 번째는 약물 농도가 크게 감소한다는 문제입니다.
설하정을 삼키면 위산과 소화효소에 의해 약물이 분해되고, 간에서도 상당량이 대사됩니다. 결과적으로 혈액에 도달하는 약물량이 원래 설계된 용량의 30~50%까지 줄어들 수 있어서,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부작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설하정은 빠른 흡수를 위해 설계되었으므로, 소화기관을 통과하면 위장 점막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측하지 못한 흡수 패턴으로 인해 혈압이 과도하게 떨어지거나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설하정 올바른 복용 방법 5단계

1단계 – 복용 전 준비

설하정을 복용하기 전에 먼저 안전한 자세를 취합니다.
가능하면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하정은 혈압을 낮출 수 있어서, 서 있는 상태에서 복용하면 어지러움이나 실신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을 깨끗이 씻고 약을 꺼낼 준비를 합니다.

2단계 – 약 위치 잡기

혀를 들어 올려 혀 밑 공간을 만듭니다.
설하정을 혀 아래쪽, 혀 밑바닥과 입 바닥 사이의 공간에 부드럽게 놓습니다. 이 부위는 얇은 점막으로 덮여 있고 모세혈관이 매우 풍부해서 약물 흡수가 빠르게 일어납니다. 혀의 옆쪽보다는 중앙 밑 부분이 흡수율이 더 좋습니다.

3단계 – 자연스럽게 녹이기

약이 스스로 녹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립니다.
씹거나 삼키지 말고, 혀를 움직이지 않고 편안하게 유지합니다. 입을 다물고 있되, 침이 고이면 자연스럽게 삼켜도 괜찮습니다. 약이 완전히 녹는 데는 보통 1~3분 정도 걸립니다.

4단계 – 복용 중 주의사항

약이 녹는 동안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물과 함께 약을 삼키면 설하정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말을 하거나 혀를 움직이는 것도 가급적 피합니다. 약이 입안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흡수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5단계 – 효과 확인

약이 완전히 녹은 후 증상이 완화되는지 관찰합니다.
니트로글리세린의 경우 1~3분 이내에 가슴 통증이 줄어들어야 합니다. 만약 5분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추가로 한 알을 더 복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총 3회까지 복용했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설하정 복용 시 흔한 실수

많은 환자들이 설하정을 씹어서 먹는 실수를 합니다.
빨리 녹으라고 씹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약물이 침과 섞여 소화기관으로 넘어가버려서 설하 흡수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도 잘못된 방법입니다.
일반 약을 먹는 습관 때문에 무심코 물을 함께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설하정은 반드시 입안이 마른 상태에서 혀 밑에만 놓아야 합니다.

약을 혀 위에 올려놓는 실수도 많습니다.
혀 위쪽은 점막이 두껍고 혈관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흡수가 느립니다. 반드시 혀를 들어 올려 혀 밑 공간에 넣어야 합니다.

입안을 헹구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약이 완전히 녹기 전에 물로 입을 헹구면 약물이 씻겨 내려가 효과가 감소합니다.

설하정 보관과 유효기간

설하정은 보관 방법이 특히 중요합니다.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설하정은 빛, 열, 습기에 매우 민감합니다.

원래 갈색 병에 담겨 나오는데, 이 병을 개봉한 날짜를 반드시 기록해두어야 합니다. 대한약사회의 지침에 따르면 개봉 후 3~6개월이 지나면 약효가 크게 떨어지므로 새 약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실온에서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되, 욕실이나 차 안처럼 온도 변화가 큰 곳은 피합니다.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습기가 차서 약이 변질될 수 있습니다. 휴대할 때는 원래 용기에 담아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효과가 없을 때 확인할 점

설하정을 올바르게 복용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몇 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약의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보관 상태가 나빴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니트로글리세린은 개봉 후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므로, 오래된 약은 효과가 없을 수 있습니다.

입안이 너무 건조하면 약이 제대로 녹지 않아 흡수가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물로 입을 가볍게 적신 후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약을 혀 위나 잇몸 쪽에 놓았다면 흡수 속도가 느려집니다. 반드시 혀 밑 중앙 부분에 정확히 위치시켜야 합니다.

만약 이 모든 것을 확인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증상 자체가 설하정으로 완화되지 않는 더 심각한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할 상황

설하정 복용 후 심한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지속된다면 의사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혈압이 과도하게 낮아진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을 복용할 때마다 구역질이나 발진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도 즉시 알려야 합니다.

복용 횟수가 점점 늘어나거나, 이전에는 한 알로 충분했는데 최근 들어 여러 알이 필요한 경우도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증상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설하정 복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응급 상황에서 생명을 지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혀 밑에 놓고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 삼키거나 씹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만 정확히 지켜도 약 효과를 최대한 빠르게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배운 올바른 복용 방법을 꼭 기억하고, 필요할 때 당황하지 말고 차근차근 실행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