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치료사랑 물리치료사랑 뭐가 다른 거예요?”
재활운동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환자분들은 물론이고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도 두 직업의 차이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같은 재활 분야에서 일하면서도 하는 일은 상당히 다릅니다.
저는 물리치료사로 15년간 일하면서 많은 작업치료사 선생님들과 협업해왔습니다.
오늘은 재활 현장에서 직접 본 작업치료사의 실제 업무부터 물리치료사와의 차이까지 상세하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작업치료사가 하는 일, 핵심 5가지
작업치료사는 환자가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입니다.
‘작업’이라는 단어 때문에 직업 재활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시는데 전혀 아닙니다.
일상생활 동작 훈련 (ADL Training)
아침에 일어나서 옷 입기, 식사하기, 화장실 이용하기, 씻기 같은 기본적인 활동을 다시 배우도록 돕습니다.
뇌졸중으로 한쪽 팔을 못 쓰는 환자에게 한 손으로 단추 채우는 법을 가르치거나, 척수 손상 환자가 휠체어에서 혼자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훈련합니다.
재활센터에서 함께 일하는 작업치료사 선생님은 실제 주방을 만들어놓고 환자분들과 요리 연습을 합니다.
칼질하기, 냄비 들기, 가스레인지 사용하기 같은 실제 생활 기술을 반복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지 재활 치료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 같은 인지 기능을 회복시킵니다.
치매 환자나 뇌손상 환자에게 퍼즐, 카드 게임,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인지 기능을 자극합니다.
대학병원에서 치매 환자를 담당할 때 물리치료사인 저는 걷기와 균형 훈련을 맡고, 작업치료사 선생님은 날짜 기억하기, 물건 이름 맞추기 같은 인지 훈련을 담당했습니다.
감각 통합 치료
주로 소아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ADHD나 자폐 스펙트럼 아동이 소리, 촉감, 움직임 같은 감각 자극을 제대로 처리하도록 돕습니다. 그네, 볼풀, 다양한 질감의 도구를 사용해 감각 조절 능력을 키웁니다.
발달센터에서 본 작업치료 세션은 놀이처럼 보였지만 모두 치료적 목적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특정 촉감을 싫어하면 점진적으로 노출시키고, 과잉 행동을 보이면 진정 활동을 제공하는 식입니다.
연하 재활 (삼키기 치료)
음식을 씹고 삼키는 기능을 회복시킵니다.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환자가 사레 들리지 않고 안전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턱, 혀, 입술 근육을 훈련시킵니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할 때 작업치료사 선생님이 환자분께 다양한 농도의 음식으로 삼키기 연습을 시키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물에 점도 증진제를 넣어 걸쭉하게 만들거나, 으깬 음식부터 시작해 점점 일반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매우 체계적이었습니다.
보조기구 평가 및 적용
환자에게 맞는 보조기구를 추천하고 사용법을 교육합니다.
휠체어, 지팡이, 샤워 의자, 특수 식기, 단추 도우미 같은 도구를 처방하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시킵니다.
특히 손 기능 회복을 위한 스플린트(부목) 제작은 작업치료사의 전문 영역입니다.
환자 손 모양에 맞춰 직접 제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섬세한 작업이라는 걸 느낍니다.
물리치료사 vs 작업치료사, 무엇이 다를까?
같은 재활 팀이지만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 비교 항목 | 물리치료사 | 작업치료사 |
|---|---|---|
| 치료 목표 | 신체 기능 회복 (걷기, 균형, 근력) | 일상생활 독립성 향상 |
| 주요 업무 | 운동치료, 도수치료, 물리치료 기기 | ADL 훈련, 인지치료, 감각통합 |
| 치료 대상 | 근골격계, 신경계 질환 | 발달장애, 뇌손상, 정신건강 |
| 치료 도구 | 운동 기구, 전기치료 기기 | 생활용품, 놀이도구, 보조기구 |
| 협업 예시 | 뇌졸중 환자 걷기 훈련 | 같은 환자 식사 동작 훈련 |
예를 들어 뇌졸중 환자가 있다면 이렇게 역할이 나뉩니다.
물리치료사인 저는 환자가 다시 걸을 수 있도록 다리 근력 운동, 균형 훈련, 보행 연습을 시킵니다.
반면 작업치료사 선생님은 같은 환자에게 마비된 손으로 숟가락 쥐는 법, 단추 채우는 법, 화장실 가는 법을 가르칩니다.
결국 저는 “몸을 움직이는 능력”을, 작업치료사는 “생활하는 능력”을 회복시키는 거죠.
소아 환자의 경우 차이가 더 명확합니다. 발달이 늦은 아이가 있다면 물리치료사는 뒤집기, 앉기, 서기, 걷기 같은 대근육 발달을 담당합니다. 작업치료사는 연필 쥐기, 가위질하기, 단추 끼우기 같은 소근육 발달과 함께 감각 통합 문제를 다룹니다.
환자별로 본 작업치료사의 역할
뇌졸중 환자
한쪽 팔다리를 못 쓰게 된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일상 복귀입니다.
작업치료사는 환자가 퇴원 후 집에서 실제로 생활할 수 있는지 평가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화장실까지 가기, 옷 갈아입기, 식사 준비하기를 하나씩 체크하고 필요한 부분을 집중 훈련시킵니다.
실제로 대학병원에서 퇴원 전 가정 방문 평가를 작업치료사와 함께 간 적이 있습니다.
환자 집 화장실 문턱이 높으면 안전 바 설치를 권하고, 부엌 구조가 불편하면 동선 개선을 제안하더군요.
발달장애 아동
자폐나 ADHD 아동에게 작업치료는 매우 중요합니다.
감각 예민성으로 특정 옷감을 못 입거나 큰 소리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작업치료사는 감각 통합 치료를 통해 이런 과민 반응을 줄여줍니다. 또한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과제 완성도를 높이는 훈련도 진행합니다.
발달센터에서 본 작업치료 세션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ADHD 아동이 그네를 타면서 동시에 공 던지기를 하는데, 이게 단순 놀이가 아니라 전정 감각과 양손 협응을 동시에 자극하는 치료였습니다.
치매 환자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진 노인 환자에게 인지 자극은 중요합니다.
작업치료사는 날짜 맞추기, 돈 계산하기, 물건 분류하기 같은 활동으로 인지 기능 유지를 돕습니다.
또한 손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젓가락질, 단추 채우기 같은 기본 동작을 반복 훈련시킵니다.
요양병원에서 작업치료사 선생님이 치매 환자분들과 함께 빨래 개기, 요리 재료 손질하기 같은 익숙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환자분들이 예전에 하던 일을 다시 하면서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업치료사가 근무하는 곳
물리치료사보다 근무지가 더 다양합니다.
종합병원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는 물론이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일합니다.
소아 발달센터, 특수학교, 복지관, 요양병원에서도 수요가 높습니다.
최근에는 치매 환자가 늘면서 요양병원과 주간보호센터에서 작업치료사 채용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정신재활시설이나 중독 치료 센터에서도 활동합니다.
물리치료사와 달리 정신건강 영역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작업치료사를 꿈꾸는 분들께
15년간 재활 현장에서 작업치료사 선생님들과 일하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작업치료사는 환자의 삶을 직접적으로 바꾸는 직업입니다.
걷지 못해도 혼자 밥 먹을 수 있게, 기억력이 나빠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감각 예민한 아이가 학교에 적응할 수 있게 만드는 일입니다.
물리치료사와 비교하면 연봉은 비슷하지만 근무 환경과 환자군은 다릅니다.
소아나 정신건강 분야에 관심 있다면 작업치료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손재주가 좋고 섬세한 작업을 좋아한다면 강점을 살릴 수 있습니다.
다만 물리치료사와 마찬가지로 독립 개원은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병원이나 시설에 소속되어 근무하거나 비의료 분야로 진출해야 합니다.
대한작업치료사협회에서 교육 프로그램과 취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활 현장에서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는 서로 협력하며 환자를 돕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기보다 본인의 적성과 관심 분야에 맞춰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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