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아직 걷지 못할 때 다른 아이들이 걷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육아 커뮤니티에는 “18개월인데 아직 못 걷어요”라는 글이 자주 올라오고, 댓글마다 다른 의견들이 달립니다.
어떤 부모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병원에 가보라고 합니다.
아기 걷기 시기는 개인차가 크지만, 18개월 아이 걷기 24개월 걷기 사이에는 분명한 발달 차이가 존재합니다.
물리치료사로 15년간 소아 발달을 관찰하면서 이 시기 운동 발달의 특징을 정리해봤습니다.
걸음마 단계별 차이를 이해하면 내 아이의 발달 상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불필요한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18개월 아이 걷기, 24개월 걷기의독립 보행 안정성의 차이
18개월 아이는 이제 막 혼자 걷기 시작한 단계입니다.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발을 넓게 벌린 채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특징적이죠.
보폭이 짧고 불규칙하며,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는 것이 어렵습니다.
바닥이 고르지 않거나 작은 장애물이 있으면 쉽게 넘어집니다.
24개월이 되면 보행 패턴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팔을 자연스럽게 내리고 걸을 수 있고, 발 간격도 좁아져서 성인의 보행과 비슷한 형태를 보입니다.
중심 이동이 부드러워지면서 넘어지는 횟수가 크게 줄어듭니다.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24개월 아이는 18개월 아이보다 보행 속도가 약 30% 빨라지고, 보폭도 일정해진다고 합니다.
방향 전환과 정지 능력 비교
18개월 아이에게 걷다가 멈추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동작입니다.
관성을 조절하는 근육 협응력이 아직 발달 중이기 때문에 급정거를 하면 앞으로 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향을 바꿀 때도 몸 전체를 돌려야 하고, 좁은 공간에서 세밀하게 움직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24개월이 되면 이런 능력이 눈에 띄게 발달합니다.
걷다가 장난감을 보고 멈춰서 집어들거나, 부모가 부르면 방향을 바꿔 다가오는 동작이 자연스럽습니다.
발목과 무릎, 엉덩이 관절의 협응력이 좋아지면서 가능해지는 변화입니다.
계단 오르내리기 발달 단계
18개월 아이는 계단을 올라갈 때 한 계단에 두 발을 모두 올려놓고 다음 계단으로 이동합니다.
어른의 손을 꼭 잡거나 난간을 붙잡아야 가능하며, 혼자서는 시도조차 어렵습니다.
내려올 때는 더욱 조심스러워서 엉덩이로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24개월 아이는 계단 오르기가 훨씬 능숙해집니다.
여전히 한 계단에 두 발을 모으는 방식이지만, 난간만 가볍게 잡거나 때로는 혼자서도 올라갑니다.
균형 감각이 발달하면서 가능해지는 변화이고, 다리 근력도 18개월보다 강해진 결과입니다.
내려올 때도 손을 잡아주면 계단 방식으로 내려오려는 시도를 보입니다.
뒤로 걷기와 옆으로 걷기 능력
18개월 아이에게 뒤로 걷기는 매우 어려운 도전입니다.
앞으로 걷는 것도 불안정한 상태에서 뒤쪽으로 중심을 이동하는 것은 높은 수준의 균형 능력을 요구합니다.
시도는 하지만 두세 걸음 정도가 한계이고, 곧 주저앉거나 넘어집니다.
24개월이 되면 뒤로 걷기가 가능해지고, 옆으로 걸음마도 시도합니다.
놀이를 할 때 이런 다양한 방향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전정 기관과 근육의 협응력이 성숙했다는 증거입니다.
공을 차거나 장난감을 피해 움직이는 동작에서 이런 능력이 잘 드러납니다.
달리기 시작과 점프 준비
18개월 아이는 빨리 걷는 것과 달리기의 차이를 아직 구분하지 못합니다.
서두르면 걸음이 빨라지지만 양발이 동시에 땅에서 떨어지는 진짜 달리기는 불가능합니다.
점프도 마찬가지로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은 하지만 몸이 땅에서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24개월이 되면 짧은 거리를 뛰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완벽한 달리기 자세는 아니지만 양발이 잠깐씩 공중에 뜨는 순간이 생깁니다.
제자리에서 폴짝 뛰는 것도 시도하는데, 성공률은 낮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중요한 발달 지표입니다.
대한소아과학회가 제시하는 발달 이정표를 보면 24개월 전후로 이런 역동적인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발달 영역 | 18개월 아이의 특징 | 24개월 아이의 특징 |
|---|---|---|
| 보행 안정성 | 양팔을 벌리고 발을 넓게 벌린 채 뒤뚱거림, 자주 넘어짐 | 팔을 내리고 좁은 보폭으로 안정적 보행, 넘어짐 횟수 감소 |
| 속도와 보폭 | 짧고 불규칙한 보폭, 느린 속도 | 일정한 보폭, 18개월보다 약 30% 빠른 속도 |
| 방향 전환 | 몸 전체를 돌려야 함, 급정거 시 넘어짐 | 자연스러운 방향 전환, 멈추기와 다시 걷기 가능 |
| 계단 오르기 | 한 계단에 두 발 모으기, 반드시 손을 잡아야 함 | 한 계단에 두 발 모으지만 난간만 잡고 가능 |
| 계단 내려오기 | 엉덩이로 미끄러지듯 내려옴 | 손을 잡으면 계단 방식으로 시도 |
| 뒤로 걷기 | 2-3걸음이 한계, 곧 주저앉음 | 여러 걸음 뒤로 걷기 가능, 놀이 중 자연스럽게 나타남 |
| 옆으로 걷기 | 거의 불가능 | 옆으로 이동하며 장애물 피하기 가능 |
| 달리기 | 빠른 걷기만 가능, 양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음 | 짧은 거리 달리기 시작, 양발이 잠깐씩 공중에 뜸 |
| 점프 | 무릎 굽히기만 하고 몸은 안 떠오름 | 제자리에서 폴짝 뛰기 시도, 성공률은 낮음 |
개인차를 존중하는 관점
여기까지 읽으면서 “우리 아이는 24개월인데 아직 이렇게 못하는데…”라고 걱정하는 부모님도 계실 겁니다.
발달 이정표는 평균적인 기준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어떤 아이는 18개월에 이미 뛰어다니고, 어떤 아이는 26개월에야 안정적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체격, 성격, 환경, 연습 기회 등 수많은 요소가 발달 속도에 영향을 줍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있는지, 퇴행하는 모습은 없는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18개월에 전혀 걷지 못하거나, 24개월에도 혼자 서지 못한다면 소아재활의학과나 소아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조금 늦더라도 꾸준히 발달하고 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걷기 발달 자극법
부모가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놀이들이 걷기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18개월 아이에게는 양손을 잡고 함께 걷기, 밀고 다니는 장난감 활용하기, 작은 공 차기 놀이가 효과적입니다.
24개월 아이는 음악에 맞춰 걷기, 장애물 피해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연습 같은 조금 더 복잡한 활동을 즐깁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많이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 안의 위험한 물건들을 치우고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게 해주세요.
유모차나 카시트에 오래 앉혀두기보다는 걸을 기회를 자주 제공하는 것이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18개월과 24개월 사이의 발달 차이를 이해하면 우리 아이의 현재 위치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보다는 지난달의 우리 아이와 비교해서 성장하고 있다면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