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터널증후군 자가치료 5가지 방법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손목이 저리고 엄지부터 약지까지 감각이 둔해지는 경험을 하셨나요?

손목 터널증후군은 현대인에게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사무직 근로자의 약 15%가 경험하며, 특히 반복적인 손목 동작을 하는 분들에게 자주 발생합니다. 병원에 가야 하나 고민되지만 시간이 없어 미루게 되고, 그 사이 증상은 점점 악화됩니다.

많은 분들이 손목 보호대만 착용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호대는 일시적 안정만 제공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정중신경의 압박을 줄이고 손목 주변 조직의 유연성을 회복하려면 적극적인 자가치료가 필요합니다.

15년간 수백 명의 손목 터널증후군 환자를 치료하면서 발견한 사실이 있습니다.
초기에 올바른 자가치료를 실천한 사람은 수술까지 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방치하거나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면 증상이 만성화되어 결국 수술이 불가피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손목 터널증후군 자가치료 5가지 방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신경 활주 운동으로 정중신경 압박 해소하기

손목 터널증후군의 핵심 문제는 수근관 내부에서 정중신경이 압박받는 것입니다.
신경 활주 운동은 신경이 주변 조직과 유착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팔을 옆으로 펼치고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게 합니다.
손목을 천천히 뒤로 젖히면서 손가락을 펼칩니다. 이 상태에서 고개를 반대쪽으로 천천히 기울입니다. 팔 전체에 당기는 느낌이 들면 정확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동작을 10회 반복하되, 통증이 아닌 당김 정도로만 진행합니다.
하루 3회 실시하면 2주 내에 저림 증상이 감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운동이므로 너무 강하게 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손목 굴곡근 스트레칭으로 근육 긴장 완화

손목을 구부리는 굴곡근이 과도하게 긴장하면 수근관 내부 압력이 높아집니다. 이 근육들을 충분히 이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팔을 앞으로 쭉 펴고 손바닥이 앞을 향하게 합니다.
반대쪽 손으로 손가락을 잡아 몸 쪽으로 천천히 당깁니다. 손목 안쪽과 팔뚝 앞쪽이 당기는 느낌이 들어야 합니다. 30초간 유지하고 3회 반복합니다.

스트레칭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2-3주 꾸준히 실천하면 손목의 유연성이 눈에 띄게 개선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장시간 작업 후에 실시하면 증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절대 반동을 이용해 강하게 당기지 마세요.
근육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편안한 당김 느낌에서 멈추고 호흡하며 천천히 이완시키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손목 신전근 강화로 근력 균형 맞추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목을 구부리는 근육만 발달하고 펴는 근육은 약합니다. 이 불균형이 손목 터널증후군을 악화시킵니다.

가벼운 아령이나 물병을 손에 들고 팔뚝을 책상에 놓습니다.
손목만 책상 끝에 나오게 하고 손등이 위를 향하게 합니다. 손목을 천천히 위로 들어 올렸다가 내립니다. 15회씩 3세트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500ml 물병 정도의 가벼운 무게로 시작합니다.
통증 없이 가능하다면 점차 무게를 늘립니다. 이 운동은 신전근을 강화해 손목의 안정성을 높이고 수근관 압력을 분산시킵니다.

근력 운동의 효과는 스트레칭보다 천천히 나타납니다.
하지만 4주 이상 꾸준히 실천하면 손목이 훨씬 안정적으로 느껴지고, 반복 동작에도 쉽게 피로하지 않습니다.

손목 중립 자세 유지 및 작업 환경 개선

자가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원인 제거입니다.
잘못된 작업 자세가 계속되면 어떤 운동도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키보드 작업 시 손목이 과도하게 구부러지거나 젖혀지지 않도록 합니다.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되, 손목을 올려놓고 타이핑하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 아래쪽만 가볍게 지지하는 용도입니다. 팔꿈치는 90도 정도로 유지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합니다.

마우스 사용 시 손목이 아닌 팔 전체를 움직입니다.
손목만 비틀어서 마우스를 움직이면 수근관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집니다. 인체공학적 마우스나 트랙볼 마우스로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50분 작업 후 10분은 반드시 쉽니다.
이때 앞서 소개한 스트레칭을 간단히 실시합니다. 작업 환경 개선 없이 운동만 하는 것은 구멍 난 독에 물 붓기와 같습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서는 작업 자세 교정이 증상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합니다.

야간 보호대 착용으로 수면 중 악화 방지

많은 분들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증상이 가장 심하다고 호소합니다.
수면 중 손목이 과도하게 구부러진 자세로 오래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야간 전용 손목 보호대는 손목을 중립 자세로 고정해 수면 중 신경 압박을 막습니다.
낮에는 손목을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지만, 밤에는 안정이 필요합니다. 보호대는 너무 조이지 않게 착용하며, 손가락 끝의 혈액순환을 확인합니다.

야간 보호대 착용만으로도 2주 내에 아침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됩니다.
하지만 보호대에만 의존하면 손목 근력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낮 시간에는 앞서 소개한 운동들을 반드시 병행합니다.

3개월 이상 보호대를 착용했는데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 손목 터널증후군이 아닐 수 있습니다. 목 디스크나 흉곽출구증후군 같은 다른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므로 전문가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자가치료 효과를 높이는 실천 방법

5가지 방법을 모두 한꺼번에 시작하려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신경 활주 운동과 굴곡근 스트레칭부터 시작하고, 1주일 후 신전근 강화를 추가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늘립니다.

하루 중 증상이 가장 심한 시간대를 파악합니다.
아침에 심하다면 기상 직후 스트레칭을, 오후에 심하다면 점심 식사 후 운동을 집중적으로 실시합니다. 증상 패턴에 맞춰 운동 시간을 배치하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2주 정도 실천했는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증상이 심각한 단계일 수 있습니다. 엄지 근육이 눈에 띄게 위축되었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린다면 신경 손상이 진행 중인 신호이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손목 터널증후군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충분히 개선 가능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만성화되면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어집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자가치료부터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대한정형외과학회 (https://www.koa.or.kr/)
  • 대한물리치료사협회 (http://www.kp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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