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심혈관 질환 주의”라는 소견을 받은 50대 김 씨는 가슴 통증이 없어서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 후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턱 통증이 계속되어 병원을 찾았고, 협심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가슴이 안 아픈데 협심증이라니요?” 많은 환자들이 협심증 하면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만 떠올립니다.
하지만 협심증 초기 증상은 훨씬 다양하고 모호합니다.
특히 여성, 당뇨 환자, 고령자는 전형적인 흉통 없이 다른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진단이 늦어집니다.
오늘은 협심증의 비전형적 증상, 가슴 통증 외에 놓치기 쉬운 신호 5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
협심증 초기에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간과되는 증상이 바로 극심한 피로감입니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고, 계단을 오르거나 짐을 들 때 숨이 차면서 온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듭니다.
충분히 잠을 자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오후가 되면 탈진한 것처럼 기력이 없어집니다.
이런 피로감이 협심증과 연관되는 이유는 심장 근육에 산소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심장이 효율적으로 혈액을 펌프질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전신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감소합니다.
몸은 이를 피로와 무기력으로 느끼게 됩니다.
특히 운동이나 신체 활동 후 회복이 평소보다 오래 걸린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30분 걷고 나서 금방 회복되었는데, 요즘은 하루 종일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면 심혈관 문제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단순 스트레스나 과로로 인한 피로와 협심증 피로의 차이는 운동 시 악화 여부입니다.
일반 피로는 쉬면 나아지지만, 협심증 관련 피로는 신체 활동 시 더 심해지고 가슴 불편감이나 호흡곤란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턱과 목 부위 통증
협심증 환자 중 상당수가 턱이나 목 부위 통증을 경험합니다.
치과 문제인 줄 알고 치과를 찾았다가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나중에야 심장 문제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턱 아래쪽, 목의 앞쪽이나 옆쪽에서 조이거나 뻐근한 느낌이 나타납니다.
이를 의학 용어로 방사통이라고 부릅니다. 심장에서 시작된 통증 신호가 신경을 따라 퍼지면서 턱, 목, 어깨, 팔로 느껴지는 현상입니다. 심장과 이 부위들이 같은 척수 신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뇌가 통증 위치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발생합니다.
협심증으로 인한 턱 통증의 특징은 활동 시 심해진다는 점입니다.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걸을 때 턱이나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들고, 쉬면 완화됩니다. 반면 치과 문제나 근육통은 활동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대한심장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여성 협심증 환자는 남성보다 비전형적 증상을 경험할 확률이 2배 이상 높으며, 그중 턱과 목 통증이 가장 흔합니다.
소화불량과 속쓰림
심장과 위는 서로 가까이 위치하고 비슷한 신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협심증 증상이 소화기 문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명치 부근이 답답하고 쓰린 느낌, 트림이 나오거나 메스꺼움이 동반됩니다.
많은 환자들이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으로 오인해서 소화제를 먹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협심증으로 인한 소화불량의 특징은 식사와 무관하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소화불량은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과식한 후 심해지지만, 협심증 관련 증상은 공복이든 식후든 상관없이, 주로 신체 활동 시 악화됩니다.
또한 위산 억제제나 소화제를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고, 오히려 쉬거나 앉아 있으면 증상이 완화되는 패턴을 보입니다.
식사 후가 아닌 운동 후 속이 쓰리고 답답하다면 심장 문제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신경 손상으로 인해 통증 감각이 둔해져서, 더욱 비전형적인 소화기 증상으로 협심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왼쪽 어깨와 팔의 불편함
협심증의 가장 잘 알려진 방사통이지만, 가슴 통증 없이 팔 증상만 나타나면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왼쪽 어깨부터 팔꿈치, 손목까지 뻗치는 둔하고 무거운 느낌이 특징입니다.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 저린 감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일부 환자는 오른쪽 팔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경험합니다.
협심증으로 인한 팔 증상과 일반 근골격계 통증의 차이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근육통은 특정 자세나 움직임에서 악화되고, 해당 부위를 눌렀을 때 압통이 있습니다. 하지만 협심증 관련 증상은 누르거나 마사지해도 통증이 변하지 않으며, 신체 활동 전반에서 나타났다가 휴식 시 사라집니다.
물리치료사로서 환자들을 평가할 때, 어깨나 팔 통증을 호소하는 중년 이상 환자에게는 항상 심혈관 위험 요인을 함께 확인합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력이 있으면서 팔 증상이 활동 시 악화된다면 심장 평가가 우선입니다.
호흡곤란과 가슴 답답함
운동할 때 숨이 차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평소보다 훨씬 쉽게 숨이 차거나 안정 시에도 호흡이 불편하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계단 몇 층만 올라도 숨이 가쁘고, 빠르게 걸으면 숨을 헐떡이며, 누워 있을 때도 가슴이 답답해서 베개를 높이 베어야 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심한 경우 밤에 자다가 숨이 막혀서 깨는 증상도 나타납니다.
심장이 효율적으로 펌프질하지 못하면 폐에 혈액이 고이면서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협심증이 진행되면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때 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천식이나 폐 질환과 구분하는 방법은 활동 패턴입니다. 천식은 주로 밤이나 새벽, 차가운 공기에 노출될 때 악화되고 쌕쌕거리는 소리가 동반됩니다. 반면 협심증 관련 호흡곤란은 신체 활동 시 악화되고, 쉬면 빠르게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제 병원을 가야 하나요
위에서 설명한 증상들이 모두 협심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반드시 병원 검진이 필요합니다.
심혈관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가족력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서 위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심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증상이 활동 시 악화되고 휴식 시 완화되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협심증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같은 정도의 활동에서 항상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더욱 의심됩니다.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피로감과 함께 턱 통증, 호흡곤란이 같이 나타난다면 단순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거나 자주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협심증은 진행성 질환이므로, 초기에 발견해서 관리하는 것이 심근경색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열쇠입니다.
협심증 초기 증상은 가슴 통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피로감, 턱 통증, 소화불량, 팔 불편함, 호흡곤란 같은 비전형적 증상들이 먼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을 알아차리고 적절한 시기에 검진을 받는다면, 심각한 심장 질환으로 진행되기 전에 조기 치료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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