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옷 입으려고 팔을 올리는데 어깨가 찌릿.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저희 센터에 오시는 분들 중 절반 이상이 처음엔 “그냥 좀 뻐근한가 보다” 하고 넘기셨대요. 근데 2주, 한 달 지나니까 팔 들어 올릴 때 어깨 통증이 점점 심해지더라고요. 특히 40대 후반 이후라면 이게 바로 오십견 초기증상일 수 있어서, 오늘은 꼭 체크해봐야 할 3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오십견, 정말 50대만 걸리나요?
요즘은 아닙니다.
지난달에 오신 38세 직장인 분도 오십견 진단 받으셨거든요. 정식 이름은 유착성 관절낭염이에요. 동결견이라고도 하죠.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라는 주머니에 염증이 생기면서 점점 유착되는 겁니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자유롭게 움직이는 부위예요. 360도 회전도 되고 팔을 위, 앞, 뒤, 옆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죠. 그런데 이렇게 움직임이 자유로운 만큼 손상에도 취약합니다. 특히 관절낭이 한번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돼요.
어깨의 특정 각도에서만 찌릿, 이게 제일 처음 나타나요
오십견 초기 증상 중에 가장 먼저 오는 게 이겁니다. 모든 각도에서 아픈 게 아니라 딱 특정 구간에서만 아파요.
팔 위로 올릴 때나 팔 옆으로 들 때 60도에서 120도 정도? 이 구간에서 유독 통증이 심해요. 물리치료 용어로는 ‘통증호’라고 부르는데요. 실제로 겪어보신 분들 말씀 들어보면 “아, 딱 거기 그 각도에서만 아파요!”라고 하세요.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에요. 티셔츠 입을 때, 머리 감을 때 통증, 선반 위에 있는 컵 꺼낼 때. 이때 “윽” 하고 찌릿한 느낌? 처음엔 “오늘 어깨 좀 무리했나?” 하고 넘기기 쉬운데요. 이게 2주 넘게 계속된다면 한번 의심해봐야 합니다.
재미있는 건, 팔을 완전히 올렸을 때는 오히려 덜 아파요. 중간 지점이 제일 아픈 거죠. 이게 회전근개파열이랑 다른 부분이에요. 회전근개는 올리는 내내 아프거든요.
밤만 되면 어깨가 미치겠어요
이거 정말 많이 호소하시는 부분입니다. 낮에는 그럭저럭 버티는데 밤만 되면 야간 어깨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자요.
지난주에 오신 52세 여성분 말씀이 생각나네요. “선생님, 진짜 3일 밤을 한숨도 못 잤어요. 누우면 어깨가 더 아파서 소파에 앉아서 졸았어요.” 눈물까지 글씽이시더라고요.
왜 밤에 더 아플까요? 일단 누운 자세에서는 아픈 쪽 어깨에 체중이 실리잖아요. 그럼 관절낭이 더 눌려요. 게다가 밤에는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체온도 떨어져서 염증 부위가 더 예민해집니다. 낮에는 일하면서 신경이 분산되는데, 밤에는 고요하니까 통증에만 집중되고요.
많은 분들이 베개를 여러 개 받치거나, 아예 앉아서 주무시기도 해요. 근데 이렇게 수면이 부족해지면 몸이 피곤하고, 그럼 또 통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겨요.
만약 밤에 어깨 통증 때문에 일주일 이상 제대로 못 주무신다면? 빨리 확인해보세요.
팔을 뒤로 돌릴 수가 없어요
세 번째는 어깨 움직임 제한입니다. 특히 팔 뒤로 돌리기 동작에서 확 느껴져요.
뒷주머니 지갑 꺼낼 때, 등 뒤에서 앞치마 끈 묶을 때, 여성분들은 브래지어 후크 채울 때. 이런 동작들이 갑자기 어려워집니다. 한 분은 “아침마다 남편한테 속옷 채워달라고 해야 해서 창피했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왜 이럴까요? 오십견은 관절낭이 점점 두꺼워지고 유착되면서 진행돼요. 처음엔 아파서 안 움직이게 되고, 안 움직이니까 더 굳고. 이게 반복되는 거죠. 마치 오랫동안 안 쓴 문의 경첩처럼 뻑뻑해지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요. 회전근개파열이랑 오십견 구분하는 방법인데요. 회전근개는 내가 혼자 팔을 못 올리지만,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올라가요. 힘줄이 찢어진 거라 힘이 없는 거거든요. 근데 오십견은 누가 도와줘도 안 올라가요. 관절 자체가 굳어있으니까요.
간단한 테스트 해보실래요? 양손을 등 뒤로 돌려서 반대쪽 날개뼈를 만져보세요. 한쪽 손이 훨씬 안 올라가거나 통증이 심하면 오십견 의심해볼 수 있어요.
회전근개파열이랑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거 헷갈려하시는 분들 정말 많아요. 간단하게 설명드릴게요.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이에요. 이게 찢어지면 팔 들어 올릴 때 힘이 없어요. “힘이 없어서 못 올린다”가 회전근개파열이고요. 오십견은 “굳어서 안 올라간다”예요. 힘은 있는데 관절이 안 움직이는 거죠.
또 하나, 회전근개는 갑자기 생겨요. 무거운 거 들다가, 운동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죠. 근데 오십견은 서서히 조금씩 진행돼요. “언제부터였지?” 싶을 정도로 천천히 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치료 안 하고 그냥 두면 2-3년 걸려요.
오십견은 3단계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 통증기는 3개월에서 9개월 정도. 이때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요. 두 번째 동결기는 6개월에서 1년. 통증은 좀 줄지만 어깨가 완전히 얼어붙어요. 마지막 해동기는 1-2년에 걸쳐 서서히 풀립니다.
문제는요. 자연 회복을 기다리면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완전히 원래대로 안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어깨 가동범위가 줄어든 채로 남는 거죠. 그래서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중요합니다.
작년에 오신 한 분은 “6개월 전에 병원 왔어야 했는데” 하면서 후회하시더라고요. 초기에는 운동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거든요.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근데 통증이 심할 때 무리하게 하시면 안 돼요.
벽을 짚고 손가락으로 벽을 천천히 기어 올라가듯이 팔을 올려보세요. 막대기나 우산을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천천히 움직이는 것도 좋아요. 중요한 건 “아야!” 소리 나올 만큼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살짝 당기는 느낌 정도까지만.
온찜질도 도움돼요. 따뜻한 물주머니를 어깨에 15-20분 정도 대주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근육이 풀려요. 근데 부어있거나 열감이 있으면 냉찜질 먼저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30분마다 한 번씩 일어나서 어깨 돌려주세요. 앉아서 일하시는 분들은 특히 중요해요.
마무리하며
옷 입을 때 어깨 통증, 머리 감을 때 팔 들어 올릴 때 어깨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특정 각도에서만 아프거나,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아프거나, 팔을 뒤로 돌리기 어렵다면 오십견 초기 증상일 수 있어요.
40대 어깨 통증이 있다면 더 주의하셔야 합니다. 초기에는 운동 치료나 물리치료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어요. 근데 진행되고 나면 회복에 몇 년이 걸릴 수 있거든요.
2주 이상 어깨 통증이 계속되거나 움직임이 불편하다 싶으면, 미루지 말고 한번 확인해보세요. 빨리 시작할수록 빨리 좋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