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퀘르벵 건초염 vs 손목 터널 증후군 증상 구별 방법

손목이 아플 때, 병원에서 “드퀘르벵 건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손목터널증후군” 증상과 비슷해 보여 혼란스러웠던 경험, 있으신가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 두 질환을 혼동합니다.
둘 다 손목 주변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건 비슷하지만, 원인과 치료 방법은 완전히 다릅니다.

15년간 손목 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처음엔 손목터널증후군인 줄 알고 온 환자가 실제론 드퀘르벵 건초염이었던 경우를 수없이 봤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정확한 진단 없이 잘못된 치료를 받으면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됩니다.

오늘은 증상만으로 이 두 질환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병원 가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거예요.

두 질환은 왜 헷갈릴까요

같은 손목 부위에서 문제가 생기지만, 구조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곳이 손상된 겁니다.

드퀘르벵 건초염은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에 생긴 염증입니다.
손목 엄지쪽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엄지를 사용할 때 증상이 심해집니다.

반면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의 좁은 통로(수근관)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손가락 저림이 주요 증상이고, 특히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죠.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두 질환 모두 손목 과사용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손상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 양상이 확연히 구분된다고 합니다.

한눈에 보는 드퀘르벵 vs 손목터널증후군

두 질환의 차이를 명확히 비교해보겠습니다.

비교 항목드퀘르벵 건초염손목터널증후군
손상 부위엄지 힘줄과 힘줄집정중신경
통증 위치손목 엄지쪽손바닥, 엄지부터 약지까지
주요 증상날카로운 통증저림, 감각 이상
악화 시점엄지 사용 시야간, 새벽
특징적 동작엄지 벌리기, 물건 집기손목 굽히기, 단추 채우기
붓기엄지 아래 손목 부위거의 없음
근력 저하엄지 힘만 약해짐엄지두덩 근육 위축 가능
호발 연령30-50대40-60대
직업적 요인반복적 엄지 사용손목 굽힌 자세

이 표를 보면 같은 손목 질환인데도 증상 패턴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증상으로 구별하는 방법 첫 번째, 통증 위치 확인하기

가장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방법은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확인하는 겁니다.

드퀘르벵 건초염의 통증

손목 엄지쪽, 정확히는 엄지 아래 손목 부위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집니다.
손등 쪽에서 만져지는 요골경상돌기(엄지 올렸을 때 튀어나오는 뼈) 주변을 눌러보면 압통이 심합니다.

통증이 엄지를 따라 위아래로 퍼지는 느낌이고, 손바닥 쪽이나 다른 손가락으로는 거의 퍼지지 않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통증

손바닥 쪽에서 시작해서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절반까지 저리고 아픕니다. 새
끼손가락은 증상이 없는 게 특징입니다. 이건 정중신경이 담당하는 영역이 딱 그 손가락들이기 때문이죠.

통증보다는 저림, 타는 듯한 느낌, 감각이 둔한 느낌이 더 두드러집니다. 손목 자체보다는 손가락에서 증상이 더 뚜렷해요.

증상으로 구별하는 방법 두 번째, 증상이 심해지는 때 파악하기

하루 중 언제 증상이 심한지가 중요한 단서입니다.

드퀘르벵 건초염의 악화 시점

엄지를 사용할 때 통증이 즉시 나타납니다.
물병 뚜껑 열기, 수건 짜기, 아기 안기, 휴대폰 사용처럼 엄지에 힘이 들어가는 동작에서 찌릿하게 아픕니다.

반대로 손을 쓰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통증이 거의 없거나 많이 줄어듭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약간 뻣뻣한 느낌은 있지만, 움직이면서 점차 풀리는 경향이 있어요.

손목터널증후군의 악화 시점

야간과 새벽에 증상이 심해지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자다가 손 저림 때문에 깨는 경우가 많고, 손을 털거나 주물러야 증상이 완화됩니다.

이건 잠잘 때 손목이 굽혀진 자세를 유지하면서 수근관이 더 좁아지고, 신경 압박이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활동하면서 손목 자세가 바뀌니까 증상이 덜한 편이에요.

증상으로 구별하는 방법 세 번째, 자가검사로 확인하기

각 질환마다 특징적인 검사법이 있습니다.

드퀘르벵 건초염 핀켈스타인 검사

엄지손가락을 손바닥 안쪽으로 구부려 주먹을 쥡니다. 그 상태에서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어보세요.
이때 손목 엄지쪽에서 날카롭고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드퀘르벵 건초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검사는 엄지 힘줄을 최대한 늘려서 염증 부위를 자극하는 원리입니다. 양성이면 통증이 정말 심하게 느껴져요.

손목터널증후군 팔렌 검사

손등을 맞대고 손목을 90도로 굽혀서 1분간 유지합니다. 이 자세에서 손가락 저림이 심해지거나 새로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손목을 굽히면 수근관이 좁아지면서 정중신경이 더 눌리게 되고, 이로 인해 신경 증상이 유발되는 원리입니다.

손목 안쪽 가운데를 가볍게 두드렸을 때 손가락 끝으로 전기 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이것도 손목터널증후군의 양성 신호입니다.

실제 임상에서 본 차이점

50대 여성 환자분이 “손목이 아프다”며 오셨는데, 자세히 물어보니 엄지로 물건 잡을 때마다 손목 엄지쪽이 찢어지는 듯 아프다고 했습니다. 밤엔 괜찮고 낮에 활동할 때만 아프다고 하더군요. 핀켈스타인 검사에서 강한 양성 반응이 나와 드퀘르벵 건초염으로 확진됐습니다.

반면 60대 남성 환자분은 자다가 손 저림 때문에 자주 깬다고 했습니다. 특히 엄지, 검지, 중지가 저리고 새끼손가락은 괜찮다고 했어요. 팔렌 검사에서 30초 만에 저림이 심해져서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환자들의 증상 패턴을 들어보면 두 질환은 명확히 구분됩니다.

치료 방향도 완전히 다릅니다

질환이 다르니 당연히 치료도 달라집니다.

드퀘르벵 건초염 치료

힘줄 염증이 원인이라서 엄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휴식이 최우선입니다.
손목 보조기로 엄지와 손목을 고정하고, 냉찜질로 염증을 줄입니다. 물리치료로는 초음파나 체외충격파가 효과적이고,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기도 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치료

신경 압박이 원인이라서 손목을 중립 자세로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야간 손목 보조기로 잠잘 때 손목이 굽혀지는 걸 방지하고, 신경 글라이딩 운동으로 신경 움직임을 개선합니다.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오래되고 심한 경우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질환으로 착각하고 치료하면 시간만 낭비하게 됩니다.

주의해야 할 점

증상으로 어느 정도 구별은 가능하지만, 최종 진단은 반드시 전문의가 해야 합니다.

드물지만 두 질환이 동시에 있는 경우도 있고, 다른 질환(류마티스 관절염, 경추 질환 등)과 감별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정확한 진찰과 필요시 신경전도검사,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진해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빠르게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방문하세요.

마무리하며

드퀘르벵 건초염과 손목터널증후군은 통증 위치, 증상이 심해지는 시점, 자가검사 결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엄지쪽 손목이 아프고 엄지 사용 시 통증이 심하다면 드퀘르벵을, 손가락 저림이 주 증상이고 야간에 심하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먼저 의심해보세요.

이 구별법은 병원 가기 전 참고용일 뿐,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올바른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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