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버지께서 두통이 심하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집에 이부프로펜이 있어서 드시려고 하셨는데, 순간 “잠깐만요!” 하고 말렸어요.
아버지는 협심증 때문에 심장약을 여러 가지 드시고 계시거든요.
예전에 심장약 부작용 관리에 대해 공부하면서 진통제 병용이 위험할 수 있다는 걸 봤던 기억이 났습니다.
급하게 찾아보니까 심장약 타이레놀은 비교적 괜찮은데, 심장약 이부프로펜 조합은 꽤 위험하더라고요.
이 차이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정리해봅니다.
심장 질환이 있는 가족을 돌보시는 분들, 혹은 본인이 심장약을 드시면서 가끔 진통제가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심장약과 진통제, 왜 조심해야 할까
진통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이부프로펜 같은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열이에요.
문제는 NSAIDs입니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디클로페낙 같은 NSAIDs 계열 약물은 심혈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냐면요.
첫째, 혈압을 올립니다.
NSAIDs가 신장에서 나트륨과 수분 배출을 방해해서 체내에 물이 차게 되거든요.
혈압약 드시는 분들은 약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혈전 위험이 높아집니다.
아스피린을 드시는 분들이 NSAIDs를 같이 드시면, 아스피린의 혈전 예방 효과가 약해질 수 있어요.
셋째, 심부전 위험이 증가합니다.
이미 심장 기능이 약하신 분들은 NSAIDs로 인한 체액 저류가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심장학회(AHA)에서도 심혈관 질환자의 NSAIDs 사용에 대해 주의를 권고하고 있어요.
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 차이 비교
그럼 타이레놀은 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까요?
두 약의 차이를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 구분 |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 이부프로펜 (NSAIDs) |
|---|---|---|
| 주요 효과 | 해열, 진통 | 해열, 진통, 소염 |
| 심혈관 영향 | 상대적으로 적음 | 혈압 상승, 혈전 위험 증가 |
| 위장 영향 | 적음 | 위장 출혈 위험 |
| 신장 영향 | 적음 | 신기능 저하 가능 |
| 간 영향 | 과량 시 간 손상 | 상대적으로 적음 |
| 심장약 병용 | 비교적 안전 | 주의 필요 |
이 표를 보시면 왜 심장약 드시는 분들께 타이레놀을 더 권하는지 알 수 있어요.
다만 타이레놀도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닙니다.
하루 최대 용량(4,000mg)을 넘기면 간에 무리가 갈 수 있어요.
특히 술을 자주 드시는 분들은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심장약 종류별 진통제 병용 시 주의할 점
아스피린 드시는 분
아스피린은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 많이 처방됩니다.
그런데 이부프로펜을 같이 드시면 아스피린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요.
이부프로펜이 아스피린보다 먼저 혈소판에 붙어버려서 그렇습니다.
만약 꼭 둘 다 드셔야 한다면, 아스피린을 먼저 드시고 최소 30분 후에 이부프로펜을 드시는 게 낫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타이레놀로 대체하는 거예요.
혈압약 드시는 분
ACE억제제나 ARB 같은 혈압약을 드시는 분들이 NSAIDs를 드시면 혈압약 효과가 약해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NSAIDs가 체내 수분을 잡아두기 때문이에요.
아버지께서도 혈압약을 함께 드시고 계셔서 이 부분이 특히 걱정됐습니다.
혈압이 잘 조절되고 계시다가 갑자기 오르실 수 있거든요.
항응고제 드시는 분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드시는 분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NSAIDs 자체가 출혈 위험을 높이는데, 항응고제와 만나면 위장 출혈 위험이 크게 증가해요.
타이레놀도 와파린과 상호작용이 있긴 하지만, NSAIDs보다는 훨씬 안전합니다.
그래도 장기간 드실 경우에는 INR 수치를 더 자주 체크하시는 게 좋아요.
이뇨제 드시는 분
이뇨제는 몸에서 수분을 빼는 약인데, NSAIDs는 수분을 잡아둡니다.
두 약이 서로 반대로 작용하는 거죠.
그래서 이뇨제 효과가 떨어지고, 심부전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럼 뭘 먹어야 할까
결론적으로 심장약 드시는 분들은 진통제가 필요할 때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먼저 고려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버지께도 “두통 오시면 타이레놀 드세요, 이부프로펜은 안 돼요”라고 말씀드렸어요.
지금은 서랍에 타이레놀만 넣어두셨습니다.
타이레놀 드실 때 주의할 점도 있어요.
하루에 3,000mg 이하로 드시는 게 안전합니다.
일반 타이레놀 한 알이 500mg이니까 하루 6알 이하로요.
서방정이나 고용량 제품은 성분 함량이 다르니 꼭 확인하세요.
감기약이나 종합감기약에도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복 복용하시면 하루 용량을 쉽게 넘길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해요.
약국에서 진통제 살 때 꼭 확인하세요
약국에서 진통제 사실 때 성분명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품명만 보면 헷갈리기 쉬워요.
예를 들어 “OO펜”이라고 적혀있으면 대부분 이부프로펜 계열입니다.
그리고 약사분께 심장약 드신다고 꼭 말씀하세요.
어떤 심장약을 드시는지 말씀하시면 더 정확하게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처방받은 심장약 목록을 휴대폰에 사진으로 저장해두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아버지 약 봉투도 사진 찍어서 제 폰에 저장해뒀습니다.
통증이 자주 있다면 의사 상담을 받으세요
가끔 두통이나 근육통으로 진통제 한두 알 드시는 건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절염이나 만성 통증으로 진통제를 오래 드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세요.
심장약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서 더 안전한 진통 방법을 찾아주실 거예요.
물리치료나 다른 비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더 자세한 약물 상호작용 정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정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정확한 약물 선택은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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