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머리를 감으려고 팔을 올리는데 어깨가 찌릿하게 아파서 한 손으로만 감으신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뒤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려는데 팔이 뒤로 안 가서 반대쪽 손으로 꺼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어깨 통증은 목 통증과 함께 현대인이 가장 많이 겪는 근골격계 문제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똑같이 어깨가 아프다고 해도, 어떤 동작에서 통증이 느껴지느냐에 따라 손상된 힘줄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깨 앞으로 굽힐 때 통증과 뒤로 젖힐 때 통증은 우리 어깨가 보내는 서로 다른 증상입니다.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는 네 개의 힘줄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힘줄은 서로 다른 동작을 담당합니다.
오늘은 15년간 수천 명의 어깨 통증 환자분들을 치료하며 발견한 동작별 어깨 통증의 차이와 그 의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어깨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의 의미
어깨를 앞으로 굽히는 동작, 즉 팔을 앞쪽으로 들어올리는 움직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주로 극상근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극상근은 회전근개를 구성하는 네 개의 힘줄 중에서도 가장 위쪽에 위치하며,
팔을 옆으로 벌리거나 앞으로 들어올릴 때 가장 먼저 작동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동작들을 할 때 어깨가 아프다면 극상근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머리를 감으려고 팔을 위로 올릴 때, 높은 선반에서 물건을 꺼낼 때, 옷을 입으려고 팔을 앞으로 뻗을 때 통증이 느껴집니다.
운전할 때 핸들을 잡고 있으면 어깨가 묵직하고 불편합니다.
임상에서 만난 환자분들 중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은 대부분 극상근 손상이나 극상근 힘줄염이 있었습니다.
특히 팔을 60도에서 120도 정도 들어올리는 중간 범위에서 통증이 가장 심한 패턴을 보입니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통증성 활동 호라고 부르는데, 극상근 손상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또한 견갑하근도 어깨를 앞으로 굽히는 동작에 관여합니다.
견갑하근은 어깨 관절의 앞쪽에 위치하며, 팔을 안쪽으로 돌리는 동작도 담당합니다.
견갑하근이 손상되면 팔을 앞으로 들어올릴 때뿐만 아니라 팔을 배 쪽으로 가져오는 동작에서도 통증이 느껴집니다.
어깨 뒤로 젖힐 때 통증의 의미
반대로 어깨를 뒤로 젖히는 동작,
즉 팔을 등 뒤로 돌리는 움직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극하근이나 소원근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극하근은 어깨뼈 뒤쪽에 위치하며, 팔을 바깥쪽으로 돌리고 뒤로 젖히는 동작을 담당합니다.
소원근은 극하근 아래쪽에 있는 작은 근육으로, 극하근과 비슷한 기능을 합니다.
이런 동작들을 할 때 어깨가 아프다면 극하근이나 소원근 손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뒤 주머니에서 지갑이나 휴대폰을 꺼낼 때, 브래지어를 채우거나 풀 때, 등을 긁으려고 손을 뒤로 올릴 때 통증이 느껴집니다.
앉아있을 때 팔걸이에 팔을 올리고 몸을 뒤로 젖히면 어깨가 아픕니다.
제가 치료한 환자분들 중 뒤로 젖힐 때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은 대부분 극하근 손상이 있었고,
특히 야구나 테니스 같은 오버헤드 스포츠를 하는 분들에게서 많이 나타났습니다.
극하근 손상은 극상근 손상보다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팔을 바깥쪽으로 돌리는 동작에서 힘이 약해지거나, 어깨를 뒤로 젖힐 때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극하근을 주의 깊게 확인해봐야 합니다.
두 통증의 결정적 차이 4가지
동작별 어깨 통증을 구분하는 중요한 차이점을 정리했습니다.
| 구분 | 앞으로 굽힐 때 통증 | 뒤로 젖힐 때 통증 |
|---|---|---|
| 손상 부위 | 극상근, 견갑하근 | 극하근, 소원근 |
| 대표 동작 | 머리 감기, 옷 입기 | 뒤 주머니, 등 긁기 |
| 통증 범위 | 60-120도 들어올릴 때 | 팔 뒤로 돌릴 때 |
| 흔한 원인 | 충돌 증후군, 과사용 | 오버헤드 운동 손상 |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차이는 손상 부위입니다.
어깨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은 주로 어깨 위쪽과 앞쪽의 힘줄 문제이고, 뒤로 젖힐 때 통증은 주로 어깨 뒤쪽 힘줄의 문제입니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360도로 둘러싸고 있는데,
각 힘줄이 담당하는 동작이 다르기 때문에 손상 위치에 따라 통증이 느껴지는 동작도 달라집니다.
또한 두 통증은 발생 원인도 다릅니다.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은 어깨 충돌 증후군과 관련이 깊습니다.
팔을 들어올릴 때 극상근 힘줄이 어깨뼈와 부딪히면서 염증과 손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반면 뒤로 젖힐 때 통증은 팔을 강하게 돌리거나 던지는 동작에서 생기는 손상과 관련이 많습니다.
오십견과의 차이점
많은 분들이 어깨 통증을 오십견이라고 생각하는데, 회전근개 손상과 오십견은 완전히 다른 질환입니다.
회전근개 손상은 특정 동작에서만 통증이 심합니다.
앞으로 굽힐 때만 아프거나 뒤로 젖힐 때만 아픈 것처럼, 어떤 방향은 괜찮고 어떤 방향만 아픈 패턴을 보입니다.
반면 오십견은 모든 방향으로 움직임이 제한됩니다.
앞으로도 안 올라가고, 뒤로도 안 가고, 옆으로도 벌리기 힘듭니다.
마치 어깨 관절이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있어서 동결견이라고도 부릅니다.
또한 오십견은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누워있을 때 어깨가 욱신거려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전근개 손상도 밤에 아플 수 있지만, 오십견만큼 심하지는 않습니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동작별로 통증 패턴이 명확하다면 회전근개 손상을 의심하고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팔을 들어올릴 때 힘이 약해지거나 아예 올라가지 않을 때,
어깨에서 뚝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통증이 생겼을 때, 밤에 통증 때문에 잠을 자기 힘들 때는 회전근개 파열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사가 필요합니다.
2-3주 이상 쉬었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점점 악화될 때도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회전근개 손상은 초기에는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파열이 진행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초음파나 MRI 검사로 이루어지며,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됩니다.
어깨 통증 관리 방법
동작별 통증이 있더라도 초기에는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을 일시적으로 피하되, 완전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적절한 범위 내에서 어깨를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회전근개를 강화하는 밴드 운동은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에 효과적입니다.
다만 통증이 있는 동작은 피하고, 통증 없는 범위에서만 운동해야 합니다.
자세 교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으면 어깨가 앞으로 말리면서 회전근개에 부담이 증가합니다.
가슴을 펴고 어깨를 뒤로 당기는 자세를 의식적으로 유지하면 어깨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어깨를 앞으로 굽힐 때 아픈지 뒤로 젖힐 때 아픈지를 관찰하면, 어느 힘줄에 문제가 있는지 추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대한스포츠의학회 어깨 건강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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