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아플 때,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확인해보셨나요?
같은 손목 통증이라도 엄지손가락 쪽이 아픈지, 새끼손가락 쪽이 아픈지에 따라 원인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15년간 손목 통증 환자들을 만나오면서, 많은 분들이 “그냥 손목이 아프다”고만 표현하시는 걸 봤습니다.
하지만 통증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면 원인의 80% 이상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엄지손가락 엄지쪽 통증과 새끼손가락쪽 통증을 명확히 구별하는 방법 3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구별법만 알아도 병원 가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왜 위치가 중요할까요
손목은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입니다.
엄지손가락 쪽에는 요골이라는 뼈와 그 주변의 힘줄들이 있고,
새끼손가락 쪽에는 척골이라는 뼈와 삼각섬유연골복합체(TFCC)라는 중요한 구조물이 있습니다.
같은 “손목 통증”이라는 증상이지만, 엄지쪽이 아프면 주로 힘줄 문제를,
새끼손가락쪽이 아프면 인대나 연골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통증 위치만으로도 질환을 70% 이상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눈에 보는 엄지쪽 vs 새끼손가락쪽 통증 비교
두 위치의 통증은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 비교 항목 | 엄지손가락 엄지쪽 통증 | 새끼손가락쪽 통증 |
|---|---|---|
| 주요 원인 | 드퀘르벵 건초염, 요골경상돌기 건염 | TFCC 손상, 척골 충돌 증후군 |
| 아픈 동작 | 엄지 벌리기, 물건 집기 | 문고리 돌리기, 손목 회전 |
| 붓기 위치 | 엄지 아래 손목 | 새끼손가락 아래 손목 |
| 압통점 | 요골경상돌기 주변 | 척골경상돌기 주변 |
| 특징적 증상 | 엄지 움직일 때 찌릿함 | 손목 회전 시 걸리는 느낌 |
| 발생 원인 | 반복적인 엄지 사용 | 손목 삐끗함, 과도한 회전 |
| 호발 연령 | 30-50대 | 20-40대 |
이 표를 보면 같은 손목인데도 통증 위치에 따라 특징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구별법 첫 번째, 아픈 동작 확인하기
가장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방법은 어떤 동작에서 통증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엄지손가락 엄지쪽 통증의 특징
엄지를 쭉 펴거나 벌릴 때 손목 엄지쪽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집니다.
물병 뚜껑을 열거나, 수건을 짜거나, 아기를 안을 때 특히 심해집니다. 이런 증상이라면 드퀘르벵 건초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핀켈스타인 검사라는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엄지를 손바닥 안쪽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어보세요. 이때 엄지 아래 손목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양성입니다.
새끼손가락쪽 통증의 특징
문고리를 돌리거나 팔씨름 자세를 취할 때 손목 새끼손가락쪽에서 통증이 생깁니다.
손목을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회전시킬 때 걸리는 듯한 느낌이나 딸깍거리는 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새끼손가락쪽으로 손목을 구부려보세요.
이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든다면 TFCC 손상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별법 두 번째, 눌렀을 때 압통점 찾기
손목의 특정 부위를 눌러서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엄지쪽 압통점
손목을 편 상태에서 엄지 아래쪽 손목 부위를 천천히 눌러보세요.
엄지를 위로 치켜들었을 때 튀어나오는 뼈(요골경상돌기) 주변이 아프다면 엄지쪽 문제입니다.
특히 이 부위를 누르면서 엄지를 움직여보세요.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힘줄이 튕기는 느낌이 든다면 건초염일 가능성이 큽니다.
새끼손가락쪽 압통점
손목 새끼손가락 아래쪽의 튀어나온 뼈(척골경상돌기) 바로 옆을 눌러보세요.
이 부위가 유독 아프고 손목을 회전시킬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새끼손가락쪽 문제입니다.
손목을 좌우로 흔들면서 이 부위를 눌러보면 더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딸깍거리는 느낌이나 불안정한 느낌이 든다면 TFCC 손상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구별법 세 번째, 붓기와 발적 위치 관찰하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를 살펴보는 방법입니다.
엄지쪽 증상
엄지 아래 손목 부위가 부풀어 오르거나 만졌을 때 열감이 느껴집니다.
심한 경우 엄지 쪽 손목이 전체적으로 두툼해 보일 수 있습니다. 힘줄을 따라 붓기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특히 뻣뻣하고, 손을 움직이면서 점차 나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새끼손가락쪽 증상
새끼손가락 아래 손목이 부어오르지만, 엄지쪽만큼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손목을 움직일 때 걸리는 느낌이나 불안정한 느낌이 더 두드러집니다.
손목을 회전시킬 때마다 새끼손가락쪽에서 뭔가 어긋나는 듯한 감각이 느껴진다면,
이건 단순 힘줄 문제가 아니라 인대나 연골 손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본 사례들
40대 여성 환자분은 “손목이 아프다”고 오셨는데, 자세히 물어보니 엄지를 벌릴 때 엄지 아래쪽 손목이 찢어지는 듯 아프다고 했습니다. 압통점을 확인하니 요골경상돌기 주변이 매우 아팠고, 핀켈스타인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습니다. 드퀘르벵 건초염으로 진단되어 휴식과 물리치료로 좋아졌습니다.
반면 30대 남성 환자분은 테니스를 치다가 손목을 삐끗한 후 새끼손가락쪽 손목이 계속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문고리를 돌릴 때마다 딸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 생겼고, 척골 부위를 누르니 압통이 심했습니다. TFCC 손상으로 진단되어 보조기 착용과 함께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통증 위치에 따른 치료 방향
위치에 따라 치료 접근도 달라집니다.
엄지쪽 통증 관리
힘줄의 과사용이 주원인이라서 휴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엄지를 많이 쓰는 동작을 피하고, 손목 보조기로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냉찜질로 염증을 줄이고, 증상이 심하면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로는 초음파 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새끼손가락쪽 통증 관리
인대나 연골 손상이 의심되므로 손목을 고정하고 회전 동작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테이핑이나 보조기로 척골의 움직임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TFCC 손상은 자연 치유가 어려운 경우도 많아서,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전문의와 상담해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
통증 위치로 어느 정도 추정은 가능하지만,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MRI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힘줄, 인대, 연골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손목을 다친 적이 있거나,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하세요.
자가 관리로 버티다가 만성화되면 치료 기간이 훨씬 길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손목 통증은 위치만 정확히 파악해도 원인의 대부분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엄지손가락 엄지쪽이 아프다면 힘줄 문제를, 새끼손가락쪽이 아프다면 인대나 연골 문제를 먼저 의심해보세요.
아픈 동작, 압통점, 붓기 위치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면 더욱 정확합니다.
이 구별법은 병원 가기 전 자가 체크용일 뿐,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는 점 기억하세요.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좋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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